전쟁으로 보는 세계 정치 질서

분류 상생문화 연구총서
지은이 강영한
쪽수 365
펴낸날 2016.07.19
가격 20,000
판형 신국판 | 무선 | S08
대립과 갈등의 골을 깊게만 하고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아니 세계 정치 질서는 지난날 어떤 변화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을까?
장차 어떻게 변화할까? 세계 정치 질서의 미래는 어떻게 다가올까?
이러한 문제를 이理·신神·사事 세계관이라는 새로운 눈으로 풀어보았다.

[목차]

시작하며|세계 정치사는 전쟁의 역사

 

  1.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눈
  2. 세계 전쟁의 불씨, 동학 혁명
  3. 전쟁을 부른 전쟁, 청일 전쟁
  4. 애기판 씨름 단계의 세계 전쟁, 러일 전쟁과 제1차 세계 대전
  5. 총각판 씨름 단계의 세계 전쟁, 중일 전쟁과 제2차 세계 대전
  6. 상씨림 초반전, 한국 전쟁
  7. 욱여드는 상씨름판 전쟁
  8. 남북 상씨름, 마지막 승부의 실제

 

마치며| 남북 상씨름의 본질, 문명 개벽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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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세계 정치사는 전쟁의 역사

지금 동북아가 뜨거워지고 있다. 센카쿠 열도, 한반도가 불타고 있다. 한때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Chin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선포와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연일 서로 비난과 경고성 메시지를 전하고, 심지어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며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엿보였다.

이런 갈등 구도에 현재 세계 패권 국가이자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이 지역 관리자를 자처하는 미국까지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전략을 표방하며 공공연하게 개입하자, 중국과 미국 간의 관계도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작은 영토 분쟁으로 보이는 이 갈등은 G2의 세계 패권을 둘러싼 노골적 다툼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위안부 문제 및 역사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고, 중국과는 제주도 밑의 작은 섬 이어도를 두고 잠재적 갈등을 키워가고 있다.

한반도의 남북 간 갈등은 더 심각하다. 세계 전쟁사에서 이념 대결의 첫 전쟁이자 상씨름의 초반전이었던 한국 전쟁이 지금 잠시 멈춘 상태지만 보이지 않는 갈등은 더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남북은 휴전 아닌 휴전 가운데서도 날카롭게 대립하였다. 북한이 2013년 2월, 2016년 1월에 감행한 제3차 및 제4차 핵실험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자 당시 남한의 여론은 들끓었다. 그리고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이전과는 달리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남북 간에는 살벌한 ‘말[言] 전쟁’이 이어졌다.

북핵 문제를 다자 회담을 통해 해결하려던 6자 회담도 실패로 끝났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북한은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되었다. 2016년 벽두에 강행한 4차 핵실험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논란이 무의미함을 보여주었다.

 

북한의 핵실험을 빌미로 일본은 무장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은 북핵 문제를 명분으로 재무장을 위한 헌법 개정을 시도하여 우경화로 나아가고 있다. 2007년 집권 당시 ‘아름다운 일본’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재집권 이후 ‘강한 일본’을 주창하고 있다.

그는 ‘강한 일본을 되찾기 위한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일본의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를 규정한 평화 헌법 개정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일본의 실체는 우경화를 통한 군국주의화이다.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아베는 동북아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일을 저질렀다.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기습 참배한 것이다. 그곳이 어떤 곳인가? 청일 전쟁, 러일 전쟁, 만주 사변,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 등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죽은 245만여 명의 전몰자와 특히 태평양 전쟁 A급 전범들을 합사한 곳이다.

그러므로 아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단순한 참배가 아니다. 그것은 동북아 주변국에 도발을 감행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이다.

그러자 한국과 중국은 물론 주변국들이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에 대해 거센 반발을 하였다. 일본은 주변국들과 역대 최악의 경색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 마지노선까지 넘은 듯하다.

 

중국은 어떤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중국은 서구 열강의 먹잇감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쑨원(孫文)이라는 지도자의 영향 아래 장제스(蔣介石), 마오쩌뚱(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 덩샤오핑(鄧小平)으로 리더십이 이어지더니, 지금은 시진핑(習近平)이 집권한 가운데 G2로 우뚝 솟았다.

시진핑은 취임 이후 대외 정책으로 ‘주동작위主動作爲’라는 적극적인 전략을 내걸었다. 이는 1980년대의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소극적 전략과는 크게 다르다. 비록 중국은 빈부 격차나 소소 민족 문제를 비롯한 국내 문제와 양안兩岸 문제로 불안정한 상태이지만,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정책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미국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미국은 일본을 군사 전초 기지로 동북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자동 개입하려 한다. 이런 미국의 움직임은 한,미,일 삼각 안보 체제의 강화를 가져왔지만, 한때 소원해졌던 중국과 러시아가 다시 손을 잡게 하는 계기로도 작용하였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합동 군사 훈련을 비롯하여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러시아 대통령의 극동 중시 전략의 중심에는 한반도가 있다. 그러므로 장차 어디에서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지 모른다.

 

이렇게 동북아와 한반도는 세계 강대국들의 이해가 얽힌 지구촌의 가장 뜨거운 감자다. 여기에서 원치 않는 시기에 원치 않는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베 일본 총리는 2014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포럼)에서 “1차 대전 전 영국과 독일은 현재의 중국과 일본처럼 강력한 경쟁 관계였지만 1914년 전쟁을 막지 못했다”며, 지금의 중,일 관계를 제1차 세계 대전 직전 독일과 영국 관계에 비유하며 전쟁 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기 상황을 부추겼다.

2월 초에는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전 미 국무장관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안보회의에서 동북아 상황을 두고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세기 유럽 상황과 비슷하다......중국과 일본의 기장 국면이 고조되면서 ‘정쟁이라는 유령’이 아시아를 배회하고 있다” 며,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였다.

 

전쟁, 그것은 세계 정치 질서를 바꾸고, 새로운 정치 질서를 형성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전쟁은 상대를 파괴하는 집단적 폭력이지만 새로운 세계 정치 질서를 여는 동인인 것이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의 말처럼, 전쟁은 또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적 행위, 정치적 수단과는 다른 수단으로 계속되는 정치이다.

동북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지난 100년의 역사를 보자. 정치 단위들 상호 간에 벌어지는 조직적 폭력, 상대를 무력으로 정복하기 위한 전쟁이 그치지 않았다. 러일 전쟁, 중일 전쟁,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 그리고 한국 전쟁을 보면 세계 정치사는 굵직굵직한 전쟁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이러한 전쟁들은 늘 세계 정치 질서를 변화시켰다. 세계 정치사는 가히 전쟁의 역사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전쟁들에는 어떤 특징이 있다. 앞의 전쟁과 뒤의 전쟁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 러일 전쟁은 청일 전쟁에 뿌리를 두고, 청일 전쟁은 조선에서 일어난 동학 농민 혁명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 동학 농민 혁명은 동학 없이 가능했을까?

만주 사변,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도 마찬가지다. 만주 사변의 연장선상에서 중일 전쟁이 일어났고, 중일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제2차 세계 대전과 연동해 태평양 전쟁이 일어났다. 그래서 이 세 전쟁을 묶어 흔히 ‘15년 전쟁’ 이라 한다.

지금 동북아에서는 6개국의 관계 지형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추동하는 한,미,일 동맹이 다소 삐거덕 거리고 북,중,러 연합은 더욱 느슨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대결로 방향을 잡은 듯하고, 중국과 일본은 역대 최악의 관계로 치닫고 있다.

그런가하면 한,일 간이나 북한과 중국 간에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긴장,소원疏遠이 고조되고, 남북 관계는 얼어붙은 상태다. 장차 동북아에서는 상당기간 동안 정치적 빙하기가 이어질 듯하다.

 

필자의 문제 제기는 이런 것들이다.

‘대립과 갈등의 골을 깊게만 하고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아니 세계 정치 질서는 지난날 어떤 변화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을까?’ 그리고 ‘장차 어떻게 변화할까?’ ‘세계 정치 질서의 미래는 어떻게 다가올까?’ 미국의 아시아로의 복귀, 중국의 굴기崛起, 일본의 우경화, 러시아의 동방 정책, 핵을 둘러싼 남북 갈등, 그리고 한,미,일과 북,중,러 두 진영의 대결이 맞물린 지금, ‘세계 정치 질서는 과연 어디로 급변할 것인가?’ 그 최전선인 ‘한반도에서는 장차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리고 ‘한반도는 앞으로 어떤 위상을 갖게 될 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설명하고 전망하는 시각은 다양할 수 있다. 그 중 필자는 이신사理神事 세계관이라는 새로운 눈으로, 또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인 근,현대의 세계 전쟁을 통해 이런 의문을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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